Monday, 1 March 2010

옥인 오픈사이트


2009년 7월부터 시작된 ‘옥인아파트 프로젝트’는 현재 옥인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한 작가의 초대로 시작되었고, 이후 옥인 아파트에 남은 세입자들이 처한 난감한 상황과 이미 떠난 거주민들이 남긴 삶의 흔적, 근대적 건축물이 지닌 상징성과 옥인아파트 주변지역의 역사성 등이 뒤얽힌 공간에 대한 탐사와 함께 진행되었다.
철거를 앞두고 있는 옥인시민아파트는 우리의 근대를 표상하는 묘한 구조의 포스를 내뿜고 있는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민들로서는 점유하기 힘든 조망권을 가진 몇 안 되는 주거공간이기도 했다.
언제나 개발 중인 도시에서 급작스레 사망 선고를 받게 되는 공간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정황은 도시민 누구에게나 항시 대기 중이며, 이때 우리가 취할 수 최선의 방법은 개발에 대한 이원론적인 찬반이나 커뮤니티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태도의 폭을 넓히는 것뿐이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옥인아파트라는 특정지역으로부터 출발했지만 도시 속에서 쉽사리 발견하게 되는 무수한 '옥인'을 기억하며, 도시공간과 삶, 예술에 대한 또 다른 관계의 가능성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참여작가_ 김화용, 이정민, 이주영, 조은지, 진시우,육 킹 탄
오프닝 시간 _ 2010년 3월 7일 오후 2시-7시
장소_ 종로구 옥인동 옥인아파트
문의_ 019-314-6967, 016-9771-2561
프로젝트 블로그_http://okinapt.blogspot.com/


>> 찾아오는 길_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조금 걸어오다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9번 버스를 타고 종점 ‘옥인아파트’역에서 하차하시면 됩니다.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 4번 출구 서울신문사 앞,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KT앞에서도 9번 마을버스를 타실 수 있습니다.

>> 전시 맵_ 오프닝 당일, 마을버스 정류장 종점 앞에 있는 나무벤치, 카페 ‘티아트(TeArt)’, 옥인아파트 2동 202호, 옥인아파트 4동 앞 ‘고스트 바’에 전시 맵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_ Artist Statement

볼링 포 옥인 Bowling for Okin – 이정민, 진시우
옥인아파트 9동에 버려진 두 개의 볼링공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을 떠오르게 했다. 영화의 제목은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헤비메탈, 폭력영화, 비디오 게임 등의 문제성을 부각시키는 정치적 쇼를 유머러스하게 비꼬는 것이다.
1971년 인왕산 자락에 얼기설기 지어진 옥인아파트가 어떤 경로로 개발되었는지 자세한 사정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강제 철거의 과정에서 주민들이 받은 보상금은 서로 다르며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또한 철거 이후에 들어선다는 생태공원의 전모를 아는 사람도 없다. 어디서 굴러올지 모를 공에 맞아 쓰러지는 볼링 핀처럼 언제 살던 곳을 떠나게 될지, 왜 떠나야 하는지 진정 아무도 알지 못한다.

Ghost Bar – 이주영, 육 킹 탄
고스트 바는 불교 신비주의의 초자연주의적 요소와 산의 상징주의, 과거의 영혼들, 거부의 심리적 상태와 아이러니컬하게 결합하는 작업이다. 거부의 심리적 상태란 즉, 만취, 환각, 무감각, 변형으로 독한 술로 인해 더욱 침투하는 정치적으로 제재된 망각의 기억으로부터 발생한다. 고스트 바는 무료 바이고, 간식과 겨울의 ‘마지막 샷’을 제공한다.
옥인아파트의 노출된 창문 위에 매달려 건물 가장자리에서 위태롭게 작동하는 바의 카운터는 통행의 중단을 부르며 아름다운 산의 풍경 아래, 절반은 파괴된 집이라는 극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때로 음주는 이루지 못한 꿈들의 비밀 저장소이다. 수집된 파편들과 재료로 만들어진 술집은 옥인 아파트 전 거주자들의 기억과 과거의 삶, 그리고 이 영역에서의 파괴라는 정치적 행위를 말한다.

어느 화창한 날, 나는 상처 입었었다는 걸 알게 될 지도 모른다 – 조은지
작가는 옥인아파트에 사람들을 초대하여 작가가 정한 15개의 공간을 둘러보도록 제안한다.

너를 우리 집에 초대해 – 김화용
눅눅한 지하가 아닌 낡았지만 햇빛이 들어오는 지상의 공간과 처음으로 달콤한 연애를 시작했다. 열렬한 연애세포가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나는 일방적이고 처절한 이별을 선고 받는다. 옥인에서의 프로젝트는 내 마음을 좀 더 편하게 정리하기 위한 위로요청이었다. 그 2년여의 시간을, 그리고 마지막 순간을 살짝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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