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27 September 2009

배다리 책방거리 보존 및 에코뮤지엄 조성을 위한 역사문화지구 지정 촉구 시민서명운동을 시작하며 from 스페이스 빔

배다리 책방거리 보존 및 에코뮤지엄 조성을 위한 역사문화지구 지정 촉구 시민서명운동을 시작하며

인천 동구 배다리 일대는 중구 개항장과 함께 인천의 마지막 남은 역사 문화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오래된 헌책방 거리가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시 지정 유형문화재인 근대건축물 3동이 어우러진 인천 근ㆍ현대 역사 문화의 유산과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을 관통하는 산업도로로 인해 마을이 두 동강이 나면서 지난 2007년부터 이곳 주민들은 물론 배다리가 지닌 남다른 가치와 매력을 인식하는 지역 시민문화예술 단체 및 활동가들이 결합하여 공사를 막아내면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재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인천지역사회에서도 이곳의 파괴를 우려하고 인천시의 도시정책 내지는 개발사업이 지닌 철학의 부재를 질타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관심에 힘입어 배다리는 인천시의 관광지로 공식 지정되거나 소개되고 있지도 않지만 인천의 대표적 탐방지로 회자되면서 인천시민들은 물론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곳곳에서 이곳을 방문하여 인천의 살아있는 역사를 몸소 체험하기도 하고, 배다리만의 독특한 정취와 넉넉한 분위기에 취하여 돌아가곤 합니다. 이러한 가능성에 힘입어 최근에는 배다리 관통도로의 지하화를 전제로 배다리 역사문화지구 지정을 통한 에코뮤지엄(역사문화마을) 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불관언, 인천의 역사와 문화는 아랑곳없이 개발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인천시는 시민사회와의 최소한의 소통도 거부한 채 「도시재정비촉진법」이라는 무소불위의 법률로 무장한 소위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계획”을 발표하여 이 일대를 포함한 동인천역 일원을 전면철거, 싹쓸이 하는 무자비한 개발 계획을 만들어 이미 정해놓은 일정대로 금년 안에 완료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강행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겉으로는 주민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수십 년 동안 살아온 주민들의 삶의 근거지와 생활의 방편을 빼앗아버리고, 개발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민 교체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천시가 내세우는 ‘세계 일류 명품도시’ 및 인천세계도시축전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미래도시’를 앞당기기 위한 방법인 것입니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배다리 일대의 고서점들을 전면 철거한 후 그 자리에 ‘정보도서관’을 만들고, 주변을 ‘옛 고서적 거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공원’을 조성한 후 ‘독서의 분수’, ‘야외 카페테리아’, ‘야외 데크’를 만들어 이곳을 허울뿐인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 멀쩡히 ‘살아있는’ 문화를 모두 없애고 박제화ㆍ경관화시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그럴싸한 문화의 ‘외피’를 입혀 이 일대의 개발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서울 피맛골의 파괴상을 그대로 본뜨고 있는 이러한 배다리 헌책방거리 파괴는 결국 전국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뿐입니다.

이러한 인천시의 계획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마지막 남은 인천시민의 문화적 자존심이 무너짐은 물론, 인천시민들이 힘들 때나 새로운 충전을 다짐하고자 할 때 찾을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이자 어머니와 같은 품이 영영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천은 콘크리트 빌딩과 아파트 숲으로 가득 찬 무색무취의 도시로 변하면서 편리와 효용, 이익의 논리만이 판치는 살벌한 도시가 될 것입니다.

이에 <배다리를 가꾸는 인천시민모임>은 이곳 배다리 현안이 배다리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들 삶의 미래와 연관된 인천시민 모두의 문제라고 보며, 우리가 원하는 도시를 우리들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고 가꾸어나가기 위한 첫걸음을 이곳에서부터 함께 시작해나가자는 의미로 배다리 책방거리 보존 및 에코뮤지엄(역사문화마을) 조성을 위한 ‘배다리 역사·문화지구’ 지정을 촉구하는 시민서명운동에 돌입하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히 마을 하나를 살리자는 것을 넘어서는, 역사와 문화, 생태를 존중하는 가운데 바람직한 도시공동체 형성을 도시정책의 최우선 과제와 원리로 반영하라는 시민들의 준엄한 요구를 일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희 ‘배다리를 가꾸는 인천시민모임’에서는 신자유주의 도시개발에 맞서는 대안적 도시문화운동을 지역 내외의 전문가와 시민, 그리고 사회·문화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차원에서 전개해나갈 것입니다. 모쪼록 인천시민은 물론 타지역 분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009. 9.18



배다리를 가꾸는 인천시민모임

401-071 인천광역시 동구 송림1동 229-8번지 3층
TEL : 032.764.2669, 011.302.8630, www.vaedari.net



*참여 및 도움 방법

첨부파일을 프린트하여 자필 서명 하시고, 주변 분들께도 그 내용을 알리고 서명을 받아 오는 10월 10일(토)까지 ‘배다리를 가꾸는 인천시민모임’으로 보내주시거나 연락주시면 찾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이스 빔 민운기 샘에게 온 메세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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