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15 September 2009

서촌 근대문화유산의 재발견

서촌 근대 문화유산의 재발견 국내여행(수도권등)
2009/08/18 13:54

이상-이중섭-이상범 가옥 등문인-화가들의 숨결 생생북촌 못지않은 답사지로 부상물길-한옥촌 복원 논의 활발

“서촌(西村)의 재발견!”

서울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에 위치한 서촌이 새로운 문화벨트로 부상하고 있다.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현재 종로구 옥인동, 통인동, 누상동, 누하동, 필운동 일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수년 사이 이곳의 문화예술 공간이 근대문화재로 등록되는 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에 따라 이 지역 근대문화재에 대한 보수·보존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며 본격적인 답사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동안 서울의 북촌이나 덕수궁 옆 정동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서촌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 서촌의 매력

서 촌의 가장 큰 매력은 인왕산. 18세기 진경산수화가 겸재 정선의 명작 ‘인왕제색도’(국보 216호)에 나오는 그 인왕산이다. 서촌은 어느 곳에서도 인왕산의 웅장한 바위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올 정도로 풍광과 조망이 좋다. 인왕산 아래 옥인아파트에 가면 청계천 발원지도 만날 수 있다.

서촌은 조선시대 중인들이 모여 아회(雅會·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던 모임)를 열었던 곳, 근대기 문인들과 화가들이 예술혼을 불태웠던 곳이다. 따라서 서촌에는 조선시대 이래 예술의 전통과 흔적이 전해오고 있다.

○ 서촌의 근대문화재

통인동에는 초현실주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1910∼1937)의 집터, 누하동에는 한국화가 청전 이상범(1897∼1972)의 가옥과 화실, 누상동에는 서양화가 이중섭(1916∼1956)이 생활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가옥, 옥인동에는 한국화 분야의 원로 박노수 화백(82)의 가옥 등이 남아 있다.

박 노수 가옥은 1937년 지은 한옥 양옥의 절충형으로, 건축물 자체로서의 가치도 높다. 벽돌로 지은 1층은 온돌 마루 응접실 등을 두어 프랑스풍으로 꾸몄고 나무로 지은 2층은 마루방 구조로 만들었다. 현재 박 화백이 이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중섭 가옥의 경우 그곳에 이르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인상적이다. 이상범 가옥은 화실이 잘 남아 있어 그의 예술적 체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서촌에는 근대기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건축물도 적지 않다. 사직단 옆쪽 필운동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보통학교인 매동초등학교(1895년 개교),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도서관인 종로도서관(1920년 개관)이 대표적이다.

필운동의 배화여고 생활관도 빼놓을 수 없는 근대문화재다. 1916년 신축된 이 건물은 원래 선교사들의 숙소였다. 붉은색 2층 벽돌집에 기와지붕을 얹은 모습, 정면 가운데 현관 바로 위에 발코니를 꾸민 모습이 이색적이면서 아름답다. 20세기 초 서양 선교사 숙소 건축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이다.

○ 서촌에 대한 관심

서촌의 근대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보수 및 활용 움직임도 늘어났다. 서울시는 올해 초부터 이상범 가옥과 화실을 보수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보수공사를 마무리 짓고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문화유산보존 시민단체인 문화유산국민신탁은 지난달 이상의 가옥터를 매입했다. 오민근 사무국장은 17일 “앞으로 이곳을 이상과 관련된 문화공간으로 꾸며 다양한 전시 및 문화행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 촌의 근대문화재가 부각되면서 이곳을 찾는 답사객도 늘고 있다. 이달 초엔 문화유산국민신탁과 사단법인 예올이 ‘서촌지역 답사 프로그램’을 마련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답사 및 주변 환경정리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동안 개별적인 답사는 있었지만 단체가 나서서 답사프로그램을 마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단체는 앞으로 매월 한 차례씩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해 북촌이나 정동길과 맞먹는 답사코스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필운동의 ‘시인의 집’처럼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도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 서촌의 미래를 위하여

서 촌의 미래에 대한 학술적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대 건축과 박소현 교수와 서울대 대학원 도시설계학과 최샛별 씨가 올봄 공동 발표한 ‘서울 서촌의 문화지구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 논문. 이들은 이 논문을 통해 “서촌에 근대 문화예술거리를 조성하고 필운동 일대의 한옥촌을 보존해 전통과 근대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고 밝혔다. 오 사무국장은 “인왕산 아래 옥인아파트의 재개발을 계기로 청계천 발원지의 물길을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근대 문화예술공간과 현대의 생활공간이 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 씨는 “근대기 예술가들의 작업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문화적 삶을 향상시키는 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이 함께할 때 서촌이 진정한 문화벨트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광표 기자
[출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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